북한을 다닐 때 거리에서 북한 어린이들을 자주 만났습니다. 반갑다고 손을 흔들면 북한의 어린이들은 쑥스러워하면서도 손을 흔들어 주었습니다. 그 모습이 참 예뻤습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북한의 어린이들이 서로 친한 벗이 되는 것, 그것이 바로 통일이 아닐까 하고요. 남북한의 어린이들은 모두 세종 대왕이 창조한 한글을 사용하고 있으며 수천 년 동안 어머니와 어머니로부터 이어져 온 민족의 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서로 만나면 통하지 않을 것이 없겠습니다만, 사용하고 있는 낱말과 풍습이 약간씩 다른 것도 사실입니다. ‘다른’ 것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남한과 북한은 근본에서는 같으나 조금씩 다른 게 있습니다. 그것을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비로소 평화가 오고 통일이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평화와 통일은 서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동전의 양면 같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