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이 살아온 시대의 이야기도 어떤 형식으로든 문자로 기록해두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았다. 그래서 어릴 때 고향 마을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들을 조금 정리해보았다. 그때는 그러한 것들이 주변에서 흔히 보는 일상이었던 것인데, 지금 보면 우리에게도 이런 이야기들이 있었구나 하고 새삼스러운 것 같다. 또한 1970년대 말에서 1980년대 초에 걸쳐 대학을 다녔던 내가 겪은 이야기도 일부 정리해보았다. 특수한 이야기가 아닌 흔히 있었던 이야기들이지만 우리에게도 이런 시절이 있었다는 것이 새삼스럽다. 제4부는 대구 시월항쟁과 관련된 시편들이다. 시월문학제 위원장을 맡아오면서 시간이 부족하다는 핑계를 대고 내가 해야 할 일들을 다하지 못해서 늘 미안했다. 그 미안한 마음으로 지금까지 쓴 것들을 조금 정리해보았다. 이번 시집은 한 시대의 이야기들을 문자로 기록해둔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었다. 때로는 거칠고 투박한 표현이라도 그대로 두었다. 지나간 한 시대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특히 내 이야기들을 정리하는 데에는 감정이 정제되지 않아서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