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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세은

최근작
2019년 10월 <상실의 위로>

이세은

동생을 기억하기 위해 글을 남깁니다.
동생과 함께했던 나를 기억하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동생의 아픔과 절망을
동생의 희망과 기대를
동생이 꿈꾸던 소망을
이 책에 담으며
동생에게 선물로 보냅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선물로 드립니다.

위로가 그대에게 임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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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상실의 위로> - 2019년 10월  더보기

끝나지 않는 슬픔 울고 있을 때는 그냥 울라고 하면 좋겠다. 네가 슬퍼하는 것은 유년기에 겪은 어떤 트라우마 때문이라느니, 감정의 역전이(逆轉移) 때문이라느니 하는, 유리알 같이 매끄럽지만 인정머리 없는 말들보다 그냥 같이 울어주면 좋겠다. 나는 시간이 갈수록 눈물이 많아졌다. 요즘은 기쁜 말을 할 때도 울고 슬픈 말을 할 때도 운다. 나의 울음은 예고 없이 툭툭 터져 나와 상대를 당황하게 만든다. 하도 자주 눈물을 터뜨리다 보니 이제는 내가 울어서 무안한 것보다 내가 울어서 상대를 놀라게 한 사실이 미안할 정도로 낯이 두꺼워졌다. 그런데 나와 함께 울어주는 사람은 드물었다. 나의 슬픔으로 인해 눈이 벌게지며 함께 코를 훌쩍일 줄 아는 사람은 드물었다. 비록 그 눈물이 나로 인한 것이든 자신의 개인적 슬픔으로 인한 것이든 간에 함께 찔찔거리며 이 슬픔에 애간장을 녹이며 애통해 주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나는 울 때마다, 나와 함께 울어줄 누군가가 있었으면 했다. 우는 사람 곁에 있는 그 곤혹스러움을 알면서도 내 서글픔은 실례를 무릅쓰고라도 그런 이를 곁에 두고 싶어 했다. 동생이 떠난 후로부터 나는 슬펐고 지금까지도 슬프다. 왜 슬프니, 아직까지도 슬프면 어떻게 하니,라는 식의 말들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지만 앞으로도 나는 슬플 계획이다. 슬퍼하며 울 생각이다. 그리고 이런 일로 슬픔 가운데 흐느끼는 사람들과 함께 울 생각이다. 무슨 목적이 있어서도 아니고,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어서도 아니다. 그저 함께 울 사람이 필요한 누군가의 곁에 머물고 싶다. 내가 울 때 간절히 원했던, 함께 우는 사람이 되어주고자 함이다. “하나의 상처와 다른 상처가 포개지거나 맞닿을 때 우리가 지닌 상처의 모서리는 조금씩 닳아서 마모되는 게 아닐까. 그렇게 상처의 모서리가 둥글게 다듬어지면 그 위에서 위로와 희망이라는 새순이 돋아나는 건지도 몰라”라는 글귀처럼. 그때가 되면, 우리는 흐르는 눈물을 닦고 언제 내가 슬프고 외로웠냐는 듯 씩씩하게 그분 품으로 한걸음에 안길 것이다. 그때까지만 여기서 울고 있겠다. 나는. 울고 있는 당신과 함께.

-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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