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리한 사고와 꾸준한 연구 활동을 바탕으로 20년 가까이 중국 인문학의 기틀을 다시 세우는 작업에 기여해온 중국 학술계의 거장 가운데 한 명이다. 세계 수준의 보편적인 학문관에 맞추어 중국의 학술 체계를 재구축하면서, 동시에 세계적 학문의 체계까지 더욱 풍성하고 완벽하게 만드는 일에 동참해왔다. 그의 이러한 학문적 지향과 실천 속에서 탄생한 노작이 바로 ‘중국 미학사’다.
쓰촨四川대학 중문과를 졸업하고 베이징北京대학 철학과에서 미학을 전공해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박사학위는 없지만 런민人民대학에서 교수ㆍ박사지도교수ㆍ미학연구소 소장 등을 두루 거치며 중국을 대표하는 미학 전문가로 발돋움했다. 이후 쓰촨외국어대학의 중국외국문화비교연구센터 주임교수와 런민대학 박사지도교수를 겸했다. 런민대학에서 정년을 앞두고 저장浙江사범대학 인문학원 교수로 자리를 옮겨 지금까지도 현역으로 활동 중이다. 하버드대학ㆍ토론토대학 방문학자를 지냈으며, 중화미학학회상무이사회 이사ㆍ중국미학학회 부회장ㆍ중국문예이론학회 상무이사ㆍ중국비교문학학회 이사 등을 역임했다.
탄탄한 기초와 폭넓은 지식 그리고 최신의 이론을 바탕으로, 그는 중국과 서양의 미학사ㆍ미학 원리ㆍ비교 미학ㆍ중국 예술ㆍ중국 현대문학ㆍ영화예술ㆍ문예이론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왕성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13년까지만 놓고 보아도 그의 학문적 업적은 단독 저서 18권, 공저 5권, 편집 5권, 논문 200여 편에 이른다. 대표 저서로 우리나라에 동양과 서양, 그리고 미학(1999)으로 번역 소개된 중국과 서양 미학 및 문화정신, 예술의 바다에 배를 띄우다, 미학 입문, 세계화 시대로 나아가는 문예이론, 대표 공저로 중국 예술학, 예술철학, 미학의 역사: 20세기 중국 미학의 학술 진전 등이 있다.
이 책은 중서 비교에 관한 저서로, 중국의 고대 문화가 왜 그러한 모습으로 나타나는가 하는 이유가 서구 문화와의 대비를 통해 완전히 밝혀질 것이다. 만약 내가 중국과 인도를 비교하는 책을 썼다고 한다면, 시간과 역사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오직 종교적 관심만을 중시하는 인도의 문화와의 대비 속에서 중국의 고대 문화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게 되었을 것이다.
일찍이 철학가가 말했듯이 사물이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나는가는 그것이 무엇을 자신의 참조 체계로 삼았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원칙적으로 그러한 참조 체계는 무한하며, 사물 역시 수많은 다양한 모습을 가질 수가 있다.
그러나 당신이 일단 참조 체계를 결정하기만 하면, 사물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 것인지도 규정되게 된다. 그러므로 비록 이 책이 중서 비교에 관해서만 이야기하였으나, 이 책이 가지는 의의는 단지 중서 비교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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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은 하나의 도구이며 여러 다양한 사상은 갖가지 다양한 도구에 해당하고, 각 도구는 다른 것이 대체할 수 없는 자기만의 용도를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와 같은 인류의 도구들을 잘 이해하는 일입니다.
두 번째는 현실적 수요에 근거하여 새로운 도구를 창조해냄으로써 도구 창고들의 재고를 증가시키는 일입니다. 다양한 여러 사상은 문화적이며 동시에 인간학적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실이 어떤 사상들 간의 융합을 필요로 한다면 그 사상들은 자연히 융합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