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는 또 하나의 반가운 만남이 있다. 그림 뒤에 숨은 그림 이야기이다. 여기에는 식물과 광물로부터 물감의 재료를 추출하는 이야기, 구리판을 누르고 나무를 켜서 그림의 바탕재를 준비하는 이야기, 석회가루를 이겨서 그림 바닥을 고르는 이야기, 다치고 상한 그림을 말끔하게 고쳐 내는 복원 이야기, 화가들이 아무한테도 안 가르쳐 주고 혼자만 알고 있던 놀라운 속임수와 기법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들을 마치 마술사가 비밀 주머니를 뒤집어 보이는 것처럼 탁탁 털어서 보여 준다. 그림이 보여 주는 길을 따라 걸어가면서 우리는 미술과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 '옮긴이의 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