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만화가가 꿈이었다.
하지만 그림을 잘 못 그려 포기했고
회사에 취직해 마케터로 7년을 보냈다.
늘 마음 한편이 공허했다.
마음은 아직 아이인데, 맞지 않은 어른 옷을 입고 사는 듯했다.
몸집보다 큰 옷에 걸려 자꾸만 고꾸라지는 듯했다.
20대 후반에 퇴사를 결심했다.
단순한 고양이 그림을 그려 SNS에 올려보았다.
욕이 잔뜩 달릴 줄 알았는데, 의외로
공감해주고, 다정한 말을 건네주는 사람이 많았다.
눈물 나게 행복했다. 따뜻했다.
이후로 계속 그림 그리고 글 쓰는 삶을 살고 있다.
고양이, 강아지와 함께.
그날, 빵빵하고 동그랗게 보이는 고양이 엉덩이가 내게 말하는 듯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 단순하게 생각해. 실패하면 또 하면 되고, 안 되면 마는 거지 뭐.”
‘고양이는 목숨이 아홉 개라더니, 아는 것도 많네.’
거기서 이 책이 시작되었다.
아홉 번의 생을 산, 사연 많고 그만큼 사람들의 말을 잘 들어주는 고양이 상담사의 이야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