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벚꽃이 아름다운 사월의 봄비 소리를 듣는다.
화려한 꽃잎들이 빗방울이 되어 흐르고, 순간순간의 시간들은 다시 내 앞에 바람으로, 나무로, 이파리로, 꽃으로 속삭인다.
어느 스님께서 “중은 가장 좋아하는 것부터 놓아버려야 바른 수행을 할 수 있다”고 하셨다. 한동안은 헛된 짓거리인 듯하여 잊어버리고 지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부질없는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헛된 짓거리 어디 이것 뿐이랴마는 그래도 마음속 깊이 평온함으로 오늘을 살고 있으니 다행이다 싶다.
언젠가 그 스님을 다시 뵙게 되면 무어라 할지 궁금하지만, 아마도 다시 한번 나의 근기에 맞는 법문해주시리라 믿는다.
2018년 늦은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