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성사라는 역사학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아날 학파 3세대의 대표 학자인 필리프 아리에스는 소르본대학을 졸업하고 국립도서관, 열대 농업 조사 기관, 출판사 등 제도권 학계 밖에서 활동하며 독자적으로 역사를 연구한 ‘일요일의 역사가’였다.
학계 밖 아웃사이더로 평생을 바쳐 연구한 덕분에 그의 저작들은 기존 사학계의 흐름과 구분되는 독창적인 결실을 맺었다. 연대기적 사건사 일색이던 역사학계에서 그는 전혀 새로운 관점 즉 출생, 유년기, 가족, 성, 죽음과 같은 근본적인 문제에 직면한 인간의 태도라는 관점에서 과거를 파헤쳤다.
우파 지식인이었던 필리프 아리에스는 매우 특이한 보수주의자로서 68세대, 미셸 푸코, 이반 일리치 등과 허물없는 우정을 나눌 정도로 열린 사고의 소유자였다.
예순이 넘은 1978년에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Ecole des Hautes Etudes en Sciences Sociales(EHESS)의 연구주임 교수로 선출되었다.
지은 책으로『아동의 탄생』,『죽음의 역사』,『죽음 앞의 인간』등이 있으며, 중세사가인 조르주 뒤비와 함께 전 5권의『사생활의 역사』를 편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