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에서 자랐다.
기후와 토질이 좋아 양생의 땅이다.
삼한시대 소도가 있었던 평화로운 곳이고,
동학혁명 당시 마지막까지 저항했던 북접의 본거지다.
한때 몸과 마음이 불편해 산을 다니다 보니
그 산이 좋아서 스스로 동행을 했다.
산에는 바람길, 물길, 짐승길이 있고
약초길, 나무하러 다니는 사람길이 있다.
길은 살아 있는 것들의 생존과 번식의 흔적이고
진화의 표상이기도 하다.
혼자 산에 오르면 길을 찾아 헤매다 산을 끌어안고
산의 환상에 카타르시스(katharsis)를 느끼기도 했다.
나무와 숲, 산과 바람은 내 몸과 마음을 풍부하게 했다.
그 산이 여여(如如)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