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태어났어도 마음은 본적지 충북 음성에 마음이 머물러 있는 작가는, 한국어로 말하고 글을 쓰고 있어 행복한 사람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누님과 형님들이 보던 소설책을 읽어가면서 한글 감성과 상상력을 키워나갔다. 동북고등학교 때 관악부 활동을 하던 경험으로 음악과 노래가 늘 곁에 있었다.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소설가로 등단했다. 서사 이론 공부에도 관심이 깊어 수원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거쳐 동국대학교에서 석사를, 한림대학교에서 <최인훈 소설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소설을 쓴 지 서른 해가 넘었다. 이번이 소설로는 다섯 번째 작품집이어서 웬만큼 우리 말 좀 안다고 자평하지만, 아직 멀었다고 생각하는 요즘이다. 우리 문화가 세계에 알려지고 여러 나라에서 한글에 사랑을 보내는 이때, 한국의 작가로 우리 문화를 더 깊이 탐구하고 우리 말을 갈고 닦아야겠다는 마음이 커지는 요즘이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장편 《바다를 노래하고 싶을 때》, 중단편 《봄으로 가는 취주》, 《달의 무늬》, 《가족에겐 가족이 없다》 등의 창작소설집이 있다. 창작이론서 《아이덴티티 이론의 구조》, 장편동화집 《봉황에 숨겨진 발해의 비밀》, 글짓기 지도서 《글쓰기 왕》 등도 펴냈다. 현재 한림대학교에 출강 중이다.
……가족들 만남 후에는 늘 미진한 구석이 있습니다. 모임 후 제각각 둥지로 돌아가고, 저도 집으로 돌아오면 공연히 미안해서 허기가 몰려옵니다. 더 잘해 주지 못해서, 힘이 부치는 자신이 미워서, 식구에게 부담 떠넘기려는 ‘미움’임을 알면서도 미워하는 미안함은 좀체 사라지지 않습니다.
석 달에 한 번쯤 형제자매가 모여 요양병원에 누워 있는 어머니를 뵙고 함께 식사합니다. 본인들 어린 시절 이야기가 끝나면 아이들 키우는 일화로, 앞으로의 자식 걱정으로 고함 같은 대화를 나누다가 헤어집니다. 여전한 미움으로 슬쩍 밀어 내리는 그 슬픔, 떨어져나가는 그 앙금이 저를 위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