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는 근대미술의 페이지를 가치 있게 만든다, 그 가운데 문자도는 전형적 스토리텔링을 구사한 것(prototype)에서 대상을 생략하거나 과장한 것에 이르기까지 상상력의 시작과 끝을 가늠할 수 없을만큼 표현이 풍부하다.
현대화랑이 오랜 기간 눈여겨 수집 대여한 문자도들은 어느 한 지점을 콕 집어 확대해보아도 ‘유쾌한 눈만’을 해치지 않는다. 이번 전시는 문자도를 개념적으로 이해하던 방식을 탈피하여, 눈의 직관에 따라 근대미술의 독특한 미감을 보여주는 창의적 스타일을 강조한다. 갑오춘서(甲午春書)라는 1894년의 제작시기가 명백한 백수백복도에서 시작하여 민화문자도의 백미를 보여주는 모던한 감각의 화조문자도, 어린아이의 익살맞은 낙서 같은 제주문자도 등에 이르기까지 형태와 재미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신비하고 독특한 ‘개성미’를 제시사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