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애니메이션 공부를 2년 하고 일본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5년 근무했다. 그 뒤 3년을 그림과 상관없는 회사를 다니다 서른 중반에 웹툰 작가로 데뷔하여 11년이 지났다. 작가보다는 인터넷 게시물 창작자라는 말이 어울리며 여전히 재미와 웃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며 살고 있다.
아마추어 시절 내가 생각했던 병맛 개그 웹툰이란, 병맛의 신에게 선택받은 작가가 의식의 흐름에 따라 펜을 움직여 그려 내는 것이었다. 그래서 당연히 작법은 물론 만드는 규칙 따윈 존재하지 않으며, 오직 필요한 건 ‘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웹툰 작가로 데뷔를 하고 정해진 시간에 독자가 만족할 만한 작품을 제공해야 하는 입장이 되어 보니, 감에 의존하지 않고 꾸준히 약속된 재미를 뽑아내기 위해서는 장르를 막론하고 작법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그 노하우는 타고난 병맛 센스만으로는 만들어지지 않으며, 꾸준한 연습과 경험으로 몸에 배도록 해야 비로소 완성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데뷔 10년이 조금 넘은 지금, 개그 웹툰을 만들며 체득한 소소한 팁을 공유하기 위해 작법서를 쓰기로 했다. ‘병맛 웹툰에 작법서라니?’라고 코웃음을 쳤을 것만 같은 10년 전 나에게 들려주는 심정으로 한 글자 한 글자 담아 썼으니 재미있게 읽어 주시길 바란다.
- 여전히 재미와 웃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작가, 탐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