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6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면서 마음 한편에 미처 못한 숙제가 자리하고 있었다. 바로 20년 전, 출간했던 『아이들과 함께 하는 청주문화유산답사』의 증보판이었다. 2014년 청주와 청원이 통합하면서 면적이 서울의 1.6배가 되었고, 그만큼 간직하고 있는 문화유산이 많아지고 질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퇴직하면서 여유도 생긴데다가 평소 이 책에 관심이 많던 송성천 선생님의 참여로 다시 청주의 문화유산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더 많은 문화유산이 새로운 모습으로 말을 걸어오고 있었다.
이 책에서도 단순히 문화재 조성 연대나 크기 등의 지식을 알려주는 것보다 아이와 대화하며 그 문화재가 담고 있는 진정한 가치와 함께 우리 청주의 정체성을 이야기해보고자 했다.
청주가 ‘양반·선비의 고장’으로 불리기보다는 자랑스러운 ‘민족정기가 살아 숨 쉬는 고장’으로, 단순히 학교가 많아서 ‘교육문화도시’가 아니라 오랜 역사 속에서 시대가 요구하는 진정한 교육이 이루어졌던 곳이라는 것을 강조하였다.
처음에 아빠 손 잡고 함께 다니던 첫째와 둘째 딸도 어느새 서른이 넘었고, 갓난아이였던 셋째와 넷째도 스무 살이 넘었다. 청주에서 태어나 청주의 문화유산을 보며 자란 네 딸이 제대로 된 역사의식과 애향심을 가지고 잘 자라준 것을 감사하며 이 책을 읽는 독자분들의 자녀 또한 자랑스러운 청주의 딸아들이 되기를 바란다.
2023년 3월 이철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