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인 닐로퍼 머천트는 뉴 하우(New How)를 기존 사고에 대한 도발로 시작한다. 기존의 전략이 실패하는 원인은 전략이 나빠서도 아니고 그 실행이 잘못되어서도 아니라고 한다. (전략도 아니고 실행도 아니면 뭐가 문제일까?) 그러면서도 누구나 실행 가능한 좋은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고 약속한다. 그 새로운 방법(New How)의 노하우를 알려주는 가이드 북이 바로 이 책이다.
나도 회사 생활을 하며 새로운 전략이 실패하는 경우를 수없이 목격했다. 전략 실패의 일반적 원인은 1) 전략 자체의 실패, 2) 실행의 실패로 분석된다. 전략 자체의 실패는 보통 그 전략이 현실과 괴리된, 최고 경영층이 외부 컨설팅 업체에 의뢰해서 만든, 화려하기만 한 전략이기 때문이다. 실행의 실패는 전략이 나쁘지 않았는데 그 전략에는 환경변화의 가능성, 그 전략을 실행할 조직과 조직원의 자원, 역량 등이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략 실패 후 이런저런 분석을 하고, 또다시 똑같은 방법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다음에도 비슷한 실패를 경험한다. 그런데 이 책에서 저자 머천트는 전략의 실패와 실행의 실패를 한꺼번에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방법에 대한 책이라고는 하지만 당장 써먹을 요리법을 알려주는 책과는 다르다. X를 먼저 하고, 그 다음 Y를 하고, 그리고 나면 Z를 하고, 이런 식이 아니다. 개념과 원리를 먼저 명확히 해준다. 세세한 방법은 틀리더라도 그 원리를 알면 응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책에서는 방법의 레시피를 알려 주기 전, 방법의 유래와 원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원리를 이해하면 ‘물고기 잡는 방법’을 알게 된다. 흔히 이론은 지루하기 쉽지만 이 책은 저자 머천트가 겪은 실사례를 소개하여 몰입도를 높여준다. 전부 외국 사례이지만 회사 일이 미국 다르고 한국 다를까? 남의 나라 일이 아니라 내 옆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이 책에서 새로운 전략기법을 얻으려 하는 독자는 실망할 수도 있다. 이 책에는 그 흔한 포지셔닝 맵도 하나 없다. 그건 머천트가 생각하는 전략의 핵심이 남들과 다르기 때문이다. 에어 샌드위치(Air Sandwich)라는 개념으로 소개되는 전략과 실행 사이의 간극을 없애는 게 전략 수립과 실행을 통합하는 핵심 아이디어다. 이 책 『노하우? 뉴 하우!』는 에어 샌드위치를 없애는 방법에 대한 개론서다.
이 모든 방법의 저변에는 머천트가 제시하는 참여적 리더십과 전략 프로세스가 있다. 경영의 민주주의라고 할까? 이건 조직의 파워를 누가 가져가는가의 이야기는 아니다. 전략의 수립과 실행에 핵심 인물을 모두 참여시켜 전략이 제대로 돌아가게, 첫 단추부터 제대로 꿰자는 이야기이다. 회사 경영뿐만 아니라 비영리조직, 정치 등 여러 사람이 관여하는 모든 단체에 적용될 수 있는 내용이다. 왜 머천트가 참여적 방법론을 강조하게 됐는지는 책의 마지막 부분인 ‘마치면서’ 절을 먼저 읽으면 공감할 수 있다.
지시만 하면 모든 과제와 책임이 끝나는 특권층(요즘 세상에 그런 리더는 없겠지만)이 아니라면, 뉴 하우의 방법과 원리(철학에 더 가깝다)를 모두 함께 배우고, 고민하고, 실천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