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네이터’ 하면 떠오르는 영화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보디빌더 전성기 시절 사진 중에는 그가 보통 사람의 다리만 한 팔뚝을 우아하게 펼치고, 트레이닝복 바지가 터질 정도로 두꺼운 다리를 구부리며, 발레리나가 지도하는 대로 동작을 취하는 모습도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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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작품을 쓰기 전까지만 해도 발표한 소설은 주로 SF, 호러, 스릴러, 하드보일드 장르에 속했고 하나같이 무겁고, 괴기하고, 엄청나게 폭력적이었습니다. 오죽하면 대학 동기에게 책을 선물하고 들은 감상이 “너무 무서워서 다 못 읽었다”였지요. 그래서 저는 다른 이에게 선뜻 읽어보라고 권하지는 못하면서도, 더 많은 사람들이 제 글을 읽어주면 좋을 텐데, 하고 아쉬워하던 차였습니다. 때문에 이 작품은 가볍고, 발랄하고, 유쾌한 작품이 되기를 바라며 썼습니다. 마치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발레에 도전했듯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