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이 되어 한반도 최남단, 주민 100여 명, 고양이 200여 마리가 살고 있는 가파도로 내려왔습니다. 1년에 130만 원짜리 달팽이집을 얻어 고양이 세 마리와 살고 있습니다. 평상시에는 배표를 팔고,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가끔 섬에서 새로 사귄 벗들과 밥도 먹고 술도 마십니다. 가난하지만 넉넉합니다.
어린이를 철학자로 만들 수 있을까? 만약에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철학자를 의미한다면 불가능한 일이리라.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철학적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칸트의 표현을 빌자면, ‘철학하기’이다. 이 책은 빅터와 소냐라는 아이들을 화자로 삼아 일상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철학하기가 가능함을 보여 주고 있다. 게다가 다루고 있는 분야는 인문학 전체에 걸쳐 있다. 철학의 기원, 인식론, 존재학, 윤리학, 사회학, 심리학, 언어학, 심지어는 예술까지! 이토록 적은 분량으로 이만큼의 내용을 알차게 담아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진작에 이런 책을 쓰고 싶었는데, 벌써 이런 책이 나오게 되었다니. 나로서는 정말 아쉬운 일이고, 독자에게는 정말 축복받은 일이다.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즐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