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인간의 이기(利器)이자 소모품인 원자력의 운명을 조명한다. 아울러 사람에 의해 모든 운명이 결정되는 '원자력 수레바퀴'가 어떻게 굴러가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담긴 소설이다.
인간의 피조물로서 수십 년간 활용되며 영욕이 교차하는 삶(?)을 살다 죽음조차도 기구하게 맞은, 보물단지에서 어느 순간 애물단지로 전락한 ‘월성1호기’라는 애물의 이야기를, 이 애물을 둘러싼 알력으로 대선판이 뒤흔들린 이야기를, 관련된 인물들의 운명이 복잡다단하게 갈려버린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일부 호사가들은 20대 대선과 국회의원 보궐선거 결과를 두고 ‘월성1호기 망령의 저주’ (작가의 지나친 비약일지 몰라도, ‘월성1호기’를 둘러싼 공방은 ‘검찰총장과 감사원장’ 두 개인의 운명까지 바꾼 셈이고, 나아가 우리나라의 대선 국면에도, 대선 결과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윤성열 대통령 당선인 자신도 검찰총장 중도 사퇴와 정치 참여 주요 계기로 “문제민 정부 탈원전 정책의 산물인 ‘월성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수사에 따른 정권 차원의 외압 때문이었다.”고 공공연하게 밝혀왔다. 윤 당선인은 주한교 서울대 핵공학과 교수와 만난 자리에서도 “검찰총장직을 그만둔 것은 월성원전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사건 처리에 대해 굉장한 압력이 들어왔다. 저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시도가 백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계기로 이뤄진 것으로 본다.”고 직접 언급한 바 있다. p.17 본문
“월성1호기 망령의 저주로 대선 국면이 바뀌었고, 그 덕으로 윤성열이가 대권을 잡았다.”p.26 제7회 지방선거에서 광역자치단체장, 기초단체장의 석권에다 동시에 진행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의 압승으로 청와대와 민주당은 더욱 기세등등해졌다. 여세를 몰아 선거 이틀 뒤에 곧바로 ‘월성1호기의 조기 폐쇄’를 밀어붙여 탈원전 공약을 실행에 옮겼다. 하지만 ‘나를 죽게 만들려던’ 청와대와 정부의 무리수가 결과적으로 정권을 내주는 빌미가 됐다.28) 탓이라고 한동안 입방아를 찧었다. 아무튼 ‘월성1호기’를 둘러싼 공방과 사건·사고들이 ‘검찰총장과 감사원장’ 두 개인의 운명까지 바꾼 셈이고, 나아가 대선 국면에도, 대선 결과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결과적으로 문 대통령은 ‘정권교체 10년 주기설’에도 불구하고 5년 만에 정권을 내주는 수모를 당했고, 20년 집권을 큰소리치던 민주당은 대선에서 패배했다. 반면에 제대로 된 대선 후보조차 없던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이 임명했던 검찰총장과 감사원장임에도 청와대와 여당의 핍박(?)을 받던 ‘윤석열과 최재형’을 입당시켜 ‘대선 승리와 국회의원 보궐선거 승리’를 동시에 거머쥐는 행운을 누렸다.
2019년 4월 월성 원전 배수관의 한 집수정에 고여 있던 물에서 배출 기준치의 18배에 달하는 고농도 삼중수소가 검출된 게 발단이 됐다. ‘월성원전의 고농도 삼중수소 누출 사건’은 원전의 안전성 문제로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사안인데 어찌 된 일인지 정국의 주도권 싸움으로 비화해 어이없는 촌극을 빚더니 점차 진영 간 싸움으로 비약했다. 탈원전 측과 친원전 측 학자들은 학문적 근거도, 과학적 사실도, 학자적 양심도 다 팽개치고 진영논리에 따라 허술한 자료로, 빈약한 근거로 논쟁이라기보다 논리의 비약이 심한 ‘패거리 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친원전인 정영훈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자력공학과 교수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기폭제였다. 정치권에서 삼중수소 누출 사건을 둘러싸고 날 선 공방을 벌이는 와중에 정 교수는 “월성원전 주변지역 주민의 삼중수소로 인한 1년간 피폭량은 바나나 6개나 멸치 1g을 섭취했을 때의 수준”이라며 “월성의 방사능 이야기는 월성원전 수사를 물타기 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해 파장을 몰고 왔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운명을 과연 누가(또는 무엇이) 휘두르고 누가 휘둘림을 당했는지에 대한 판단은 온전히 독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