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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메리 미즐리 (Mary Midgley)

메리 미즐리(Mary Midgley)

2018년 9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메리 미즐리는 윤리학, 생물학, 인간 본성에 대한 비판적 연구와 실천적 행동으로 주목받은 영국의 중요한 철학자이다. 너무 늦게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그는 필리파 풋(Philippa Foot), 아이리스 머독(Iris Murdoch), 엘리자베스 앤스컴(Elizabeth Anscombe), 메리 워녹(Mary Warnock)과 함께 옥스퍼드의 여성 철학자 그룹의 일원으로 활동하면서 1950년대 후반 논리적 실증주의로 대표되는 남성 중심적 철학계에 진보적이며 비판적인, 그러면서도 인간적인 목소리를 냈다. 그는 환원주의와 과학주의, 그리고 과학을 인문학의 대체물로 삼으려는 시도에 강력히 반대했는데, 『가디언』은 그를 맹렬히 투쟁하는 철학자이자 영국의 “과학적 허식의 가장 큰 위협”이라고 말했다.

1919년 영국 뉴캐슬에서 태어난 미즐리는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수학하면서 철학을 전공했다. 그는 뉴캐슬대학교에서 강의하며 자신의 철학적 관점을 발전시켰는데, 과학과 윤리, 동물 권리에 관한 연구로 유명했으며 이후 더럼대학교와 뉴캐슬대학교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오십대에 첫 저서인 『짐승과 인간』(1978)을 출간했고, 이후 『마음과 정신Heart and Mind』(1981), 『동물과 동물이 중요한 이유Animals and Why They Matter』(1983), 『사악Wickedness』(1984), 『생물학적 및 문화적 진화Biological and Cultural Evolution』(1984), 『윤리적 영장류The Ethical Primate』(1994), 『고독한 자아: 다윈과 이기적 유전자The Solitary Self: Darwin and the Selfish Gene』(2010), 『당신은 환상인가?Are You an Illusion?』(2014) 등 많은 책을 저술했다.

1970년대 중반부터 미즐리는 당시 유행하던 과학주의에 기반한 원자론적 및 환원주의적 접근을 비판하는 글을 발표하면서 이러한 접근 방식이 인간의 자기 이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1979년 『필로소피』를 통해 『이기적 유전자』(1976)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와 주고받은 신랄한 논쟁은 특히 유명하다. ‘유전자 저글링(gene-juggling)’으로 알려진 이 논쟁에서 두 사람은 진화론, 인간 본성, 인간 행동에 대한 유전자 중심적 관점에 대한 서로 다른 견해로 충돌했다. 도킨스는 행동을 형성하는 데 있어 유전자의 역할을 강조하는 반면, 미즐리는 인간 행동의 동기는 사회적, 문화적 영향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요구한다고 말한다. 그는 인간은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공유하는 능력’과 ‘반응 방식’에 뿌리를 두고 있음이 분명하지만 좀 더 주의 깊게 성찰하면 인간의 생물학적 재능에는 ‘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이 내재되어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개인의 창의성이 발현된다는 것이다.

그의 후기 저작에서 전면에 등장한 또 다른 주제는 과학과 기술이 우리의 모든 질문에 답하고 우리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유토피아에 대한 예측이다. 여기서 그는 과학의 한계, 시적이고 종교적인 전망의 중요성, 그리고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원천을 인간 조건에 통합할 필요성에 대해 말한다. 이와 관련된 생각들은 『종교로서의 진화Evolution as a Religion』(1985), 『지혜, 정보, 경이Wisdom, Information and Wonder』(1989), 『구원으로서의 과학Science as Salvation』(1992), 『유토피아, 돌고래, 컴퓨터Utopias, Dolphins and Computers』(1996), 『과학과 시Science and Poetry』(2000), 『우리가 기대어 사는 신화The Myths We Live By』(2003)에서 탐구된다.

은퇴할 무렵 그의 저술들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고, 미즐리는 동물복지 운동, 환경 운동, 무기 거래 반대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미즐리는 또한 텔레비전과 라디오에 자주 출연하여 동물과 환경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과학적 자만심에 반대하는 주장을 펼쳤다. 그의 말과 글은 철학이 평범한 삶을 다룬다는 신념에 따라 직설적이고 유머러스하고 활기찼으며, 무엇보다 인간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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