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전 나의 개를 만났습니다.
나는 그때도 그림을 그리고 있었고
지금도 그림을 그립니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겠지요.
크고 작은 일이 훑고 간 나의 청춘엔 늘 개가 함께했습니다.
개를 기른 것은 나인데
자란 것은 나입니다.
기르는 데 소질이 있었던 개는
나를 그럭저럭 쓸 만한 어른으로 키워줬어요.
자기 일을 다 했다는 듯 개는 이제 떠날 준비를 합니다.
멋대로 왔다가 멋대로 가는 생명에게
나는 무어라 인사하면 좋을까요.
매일 고민합니다.
이 고민의 시간이 길어지길
매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