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녹음해 돌아온 이병률의 글은 저에게 세계의 껍질이자 내부였습니다. 어떤 글은 나를 원점으로 되돌리고, 또 어떤 글은 나를 저 너머로 이끌었습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먹고 사는 일에 다짐 따위 하지 않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출판그룹 문학동네’에서 함께 책을 만들며 독자에서 ‘후배’로 인연을 맺었습니다. 그렇게 그의 옆에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대화를 청했습니다. 『안으로 멀리뛰기』는 그의 첫번째 대화집입니다. 평소 그의 글을 흠모해온, 그의 책을 애독해온, 곁에서 후배로 함께 책을 만들어온 제가 질문하고 그가 답했습니다. 2015년 늦여름에 첫 대화를 시작해 이듬해 늦여름에 책이 나올 때까지 우리 둘은 조금 더 가까워졌습니다. 설명할 수 없는 것들에 미련을 붙잡지 않고, 가급적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대화를 모았습니다. 시집과 산문집 사이, 바람만이 알 수 있을 것 같은 그의 목소리를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