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컴퓨터 공학과를 졸업한 후 게임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2003년~현재)로 일하고 있다. 아스가르드(넥슨), 리니지2(엔씨소프트), 오버히트(넷게임즈, 현 넥슨게임즈) 등 알려진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그 외 몇몇 알려지지 못한 프로젝트에서도 일했다. 현재 출시 준비 중인 PC/콘솔 게임을 만드는 중이다.
게임 엔진 아키텍처가 최초로 번역돼 나온 지 벌써 10년입니다. 그동안 여러 가지 일이 있었고 세상이 크게 변했습니다. 콘솔 세대가 두 번 바뀌었고 사람 말을 할 줄 아는 AI가 등장했습니다. 3판을 번역하며 초판의 내용을 돌아봤는데 세월을 타 촌스럽게 느껴지는 부분도 다소 있었지만(예를 들면 플레이스테이션 3을 최신이라고 하는 등) 대부분은 지금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이라 놀랐습니다. 분명 많은 것이 변했는데 왜 그럴까요? 핵심 개념은 크게 변하지 않은 채 응용법이 더 발전하고 복잡해졌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10년 전의 저는 10년차 게임 프로그래머였는데 20년차인 지금과 비교해 볼 때 하는 일에 있어 괄목할 만한 변화는 없는 것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게임 개발을 위해 배울 지식과 익혀야 할 기술은 많고 꾸준히 나옵니다. 그러나 상당수는 책에 담으면 너무 빨리 구닥다리가 돼 버리는 것들입니다. 게임 엔진 아키텍처는 이해해야 할 핵심 개념과 바로 쓸 수 있는 지식의 경계를 잘 타고 있기에 세월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은 것 같습니다.
3판은 많은 내용이 추가됐습니다. 병행 프로그래밍과 오디오 두 장이 완전히 새로 들어갔습니다. 병행 프로그래밍은 어렵고 까다로운 주제이지만 따로 공부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이 책의 내용 정도면 훌륭한 입문 자료가 될 것 같습니다. 오디오는 평소에 접하기 힘든 내용이라 호기심을 자극하는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지루한 시간이 될 수도 있겠지만 사람에 따라 다르겠죠. 번역하는 입장에서는 매우 힘들었습니다만 다 이해하지 않아도 한 번쯤 보시면 재미있습니다. 그 외 기존 부분에서 시대에 맞게 갱신한 내용들도 많습니다.
초판 번역 후 너무 힘들었던 기억 덕에 다시는 번역을 하지 않으려 했는데 10년은 많은 것을 잊게 해주는 시간인 듯합니다. 번역을 제의받았을 때 거절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다음 판이 나오게 된다면 아마 AI가 번역하지 않을까요?
초판도 두꺼웠는데 3판은 훨씬 더 두꺼워졌습니다. 훌륭한 선생님의 강의를 더 많이 배울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이 책을 통해 훌륭한 게임이 더 많이 나올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