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 지대, 지뢰, 한강 하구, 미군, 제주 4.3을 주제로 사진 작업을 해왔다. 『민통선 평화기행』, 『제주 오키나와 평화기행』, 『한강하구』, 『유엔군 사령부』와 같은 저서를 펴냈다. 비무장 지대 지뢰밭에 들어가 목숨을 걸고 찍은 '지뢰꽃'(1997년) 사진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나는 강화를 떠나 비무장지대를 걸어 부산까지 내려간 다음 일본으로 건너가 오키나와까지 두 달간을 걸으며 사색하고 또 사색했다. 이 유엔사해체를 위한 걷기명상은 나에게 한국과 일본, 제주와 오키나와를 세계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눈을 주었다.
이 여행의 끝은 공교롭게도 감옥이었다. 유엔사해체가 북한의 주장이므로 북한을 이롭게 했다는 것이 제일 비중 있는 혐의 중 하나였다. 보석으로 풀려난 뒤 최후진술을 쓰며 나는 나를 옭아 맨 국가보안법에 대해 또다시 여의도에서 고성까지 삼보일배 명상을 했다. 그러다가 빨갱이 사냥의 뿌리가 제주 4·3부터 시작됐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나는무엇인가를 찾아 자꾸 제주도를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 기행문은 세계체계를 쫓아 제주와 오키나와를 횡단하였다. 한 지역의 수직적 시간배치가 아니라 수평적 횡단을 통해 두 지역이 어떻게 세계체계를 만들어갔는지 그 과정을 쫓아 여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