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아침마다 할아버지를 따라 뒷산의 잡나무 숲길을 산책하던 저자 장남기 박사는 과묵한 할아버지께서 가끔 걸음을 멈추시고 모래 바닥에 나뭇가지로 뭔가 몇 자 쓰시고, “너 이거 보아라.” 하셨다. 물론 그것을 읽을 수는 없었지만 어려서부터 할아버지와의 산책은 저자를 공자와 유교에 눈뜨게 하는 계기가 됐다.
그 후 서울대학교에서 사회학을 전공한 후 도미 유학하여 미국 버클리 대학에서 언어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는 미국 캘리포니아 몬트레이 국방대학에서 가르치다 은퇴했다. 그 후 매일 개를 데리고 바닷가를 걷고, 자유롭게 독서, 음악, 그림을 즐기며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는 저자는 그동안 그림 그리기와 공자 연구에 몰두해 왔다.
저자는 막연히 유교라면 오늘날 현실에 맞지 않는 중세적 풍습의 잔재에 지나지 않고, 권력과 권위에 절대 복종을 강요하는 폐쇄적인 계급사회, 협소하고 경직된 혈족주의, 조상숭배, 예절, 제사, 성묘 등으로 똘똘 뭉친 구세대의 세계관으로만 보았다. 그러던 저자는 어떤 책에서 공자, 맹자 말을 인용한 구절을 보고 깜짝 놀라게 된다. 공자 말 중에 “배우기만 하고 독자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머릿속이 어둡다.” 혹은 맹자의 말, “책이란 것을 다 믿는다면, 차라리 책이 없는 것이 낫다네.” 같은 구절이었다. 그동안 막연히 생각했던 유교의 인상과는 너무나 달라서 저자는 바로 논어를 읽기 시작하며 무수한 논어주석 서적들을 섭렵하며 희미하게나마 공자가 지금도 우리가 사는 현대에 살아 있는 사람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저자는 공자를 따라 숲길을 산책하는 동안 자신이 깨달은 바를 공자와 대화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나라 젊은 세대, 후배들에게 공자를 소개시켜주고 함께 대화를 나누고 싶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