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서울에서 태어나 명지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00년 문학동네신인상에 「암스테르Dam」 외 4편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평일의 고해』(2006)와 산문집 『지구 반대편 당신』(2010) 『누구도 아프지 말아라』(2012) 등이 있다.
여긴, 고해소. 내게 백지 한장이 있다. 나와 당신, 그리고 우리에 대해 적는다. 구름과 나무와 바람과 파도와 새와 그것들의 씨앗, 우리 관계에 대해 적는다. 만남과 헤어짐, 그 공허한 적막에 대해 적는다. 그렇게 토로하여 내 죄를 눈곱만큼이나마 덜어보려 꺽꺽대는 중이다. 그것이 사는 동안 내가 할 일. 죄를 짓고 고해하고 그것을 반복하는 것이 삶이니, 내 가슴팍에서 늘 새하얗게 돋아나는 백지가 내 영혼의 고해소다. 나는 이것으로 하루를 견딜 만큼의 위로를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