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집 『에덴의 꿈』 발간 후 두 번째 시집으로 『스토리가 있는 섬 신안島』를 펴낸다.
첫 시집을 낼 때보다 몸과 마음이 더욱 움츠려드는 것은 내 시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다.
섬으로 시집 와 과수농사를 짓는 농사꾼으로 살면서 꽃과 열매, 그리고 잡초 등 자연과 얘기를 나누고 같이 아파하고 그것들의 감성을 배우는 동안 자연과 하나 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화려한 장미보다 들꽃에 반한 소박한 시어들이 시가 되었다. 또한 내가 살고 있는 섬사람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삶도 들여다보게 되었다. 이러한 것들을 시집으로 엮어 독자들 앞에 내놓게 되었지만, 발가벗고 큰 길 한 복판에 서 있는 것처럼 부끄럽다.
독자 여러분의 따스하고 아픈 채찍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