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덕 강구에서 태어났다. 스물넷에 고향 바다에서 수중사진가 전길봉과 함께 격월간 ≪스쿠바다이버≫에 수중사진과 시를,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월간 ≪토마토≫에 여행 에세이를 연재했다. 2011년 현재는 공연전문지 ≪클래시컬≫편집위원,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웹진 ≪클래식 정원≫에 문학과 고전음악, 공연과 전시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 E-mail : 69esmin@naver.com
고향 바다를 떠난 후, 무슨 역마살이 꼈는지 학창 시절부터 나는 곧잘 열차에 몸을 싣고 떠났다.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그리움이 가슴을 치밀었고 알지 못하는 생각의 숲을 이리저리 헤매며 목마름을 채웠다. 한동안 생활의 울타리에 갇혀 있기도 했지만 낯선 풍경의 거울에 나를 비추고 싶은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떠들썩하고 분주한 여행을 멀리하고 현재의 유일한 근거인 과거의 기억을 찾아 떠났다. 음악이 그러하듯 여행의 끝은 돌아옴이다. 이미 지나온 풍경은 길과 함께 사라졌지만 “자유롭지만 그러나 고독한” 여정旅情은 비문처럼 글로 남았다. 아직 가지 못한 이에게는 설렘을, 가본 이에게는 추억과 느껴보지 못한 감정의 바람을 일으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