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허영만 선생 문하에 입문하여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고 1991년 <환상여행>으로 데뷔한 이후 <파이팅! 바람이>, <RPM> 등을 발표했다.
어릴 적 살던 곳은 완만한 산으로 둘러싸이고 낙동강이 지척인 마을이었다. 앞산에서 칡을 캐고, 뒷산에서 병정놀이를 하고, 옆산에서 불장난을 했다. 계절에 따라 놀이도 달라져 봄에는 칡을 캐러 다니고 여름에는 낙동강으로 멱 감으러 가고 가을이면 밤을 따러 다녔다. 페놀사건이 알려지기 전, 강변에서 등뼈가 굽은 피라미를 잡고서는 신기해했던 기억이 난다. 겨울에는 꽁꽁 언 논바닥이나 저수지에서 썰매를 탔다.
두 발로 갔다가 저녁 먹기 전에 귀가할 수 있는 곳. 그때 세상은 그 반경 안에 있었다. 졸업을 하고 사회인이 되면서 세상도 조금씩 넓어졌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이 걷잡을 수 없을 만치 넓어졌다. 바이크 덕분이다. 길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갈 수 있게 되었다. 틈만 나면 바이크로 경계를 넓혀 나가다 문득 바다 건너 땅에도 길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산까지 달려가 시모노세키행 배를 탔다.
언젠가 여행 잡지 기자가 “왜 달리는가?” 하고 물었을 때, “우리 조상이 유목민이었다니 그 유전자가 피 속에 남아 있는 게 아닐까요?”라고 생각나는 대로 둘러댔었다. 아직도 ‘왜’ 달리는지는 모르겠다. 좀 더 멀리, 좀 더 많이 달려 보면 알 수 있으려나? 평생 모르면 어떤가. 달리면서 이렇게 스스로 넓어지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