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이 모인 곳이라면 어디서라도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고, 그림책을 읽어주고 싶은 이야기할머니. 대학교수였고 도서관 관장이었던 도서관할머니. 2017년 ‘아동문학평론’ 의 신인상(동시 부문)으로 등단, 동시할머니가 되었어요. 그러니 통틀어서 ‘도·동·이 할머니’로 불러주셔요.
동시집 『다윤이 연필 될래요!(재미마주)』 『다예의 핑크 돼지(시선사)』 『재봉틀 책상(재미마주)』 『다섯 살 할머니(가꿈)』을 출간하였고, 그림책 번역 『모르는 척(길벗어린이)』 『워거즐튼무아(바람의아이들)』 『기쁨이 슬픔이(재미마주)』 저서 『독서교육의 이론과 실제(공저. 한국도서관협회)』 『독서교육 이야기(책고리)』 『돌아보고 내다보고(수봉도서관)』 등이 있어요.
동시할머니는 어린이와 놀고 싶어요
코로나가 겁나서 집에만 박혀 있다 “개굴개굴” 개구리 소리에 깜짝 놀라 깨어난 것처럼, 세 번째 동시집을 내고 3년 만에 동시집 <다섯 살 할머니>를 냅니다. 이 네 번째 동시집이 야구 경기의 4번 타자처럼 홈런을 쳐 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제목으로 삼은 동시 「다섯 살 할머니」에는 3대・4대에 걸친 조손간의 사랑이 활짝 피어나 있습니다. 우리는 늘상 할머니의 손주 사랑을 이야기하지만, 이 시에서는 어린 손주가 할머니를 얼마나 정답고 알뜰하게 사랑하는지 읽는 이의 가슴까지 환하게 물들입니다.
“할머니, 왜 동시를 쓰세요?” 하고 물으면, 함께 재잘대며 웃고 떠드는 동안 어린이들의 가슴속 동심이 밝게 드러나고 내가 어렸을 적에 가졌던 동심 또한 되살아나는 까닭이라고 대답해요.
<다섯 살 할머니>는 모두 5부로 나누어 엮었습니다.
1부 ‘연두는 봄이다’에는 계절에서 느끼는 정서와 이미지를 다루는 동시를,
2부 ‘까치네 가족’에는 대체로 우리가 그냥 지나치는 여러 가지 풀들을 찬찬히 들여다보았습니다. 자연에는 대수롭잖게 여기기 쉬운 사물에서 배울 수 있는 점들이 엄청 많답니다.
3부 ‘코로나 세배’에서는 3년 동안 코로나 터널을 지나면서 이를 이기기 위한 다짐과 희망, 그리고 어린이들 모습과 할머니 마음을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4부 ‘조그만 창 너머’에는 어린이들과 정겹게 주고받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펼쳤습니다.
5부 ‘도깨비 마을의 하늘’에는 동시로 들려주는 옛날이야기 다섯 편과 전라남도 곡성군 섬진강 도깨비마을에서 만난 도깨비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세 번째 동시집 <재봉틀 책상>에 담은 내 서툰 그림을 보고 뜻밖에도 참 좋다는 어린이 독자들 부추김에 힘입어 <다섯 살 할머니>에도 손수 그리겠노라 장담해 놓고 시간을 제법 끌었는데도 기다려 주신 도서출판 “가꿈” 편집부 여러분께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이 동시집을 기쁘게 읽어 줄 내 손주와 친구들, 여러 어린이에게도 “고맙습니다.”
제가 동시를 쓸 수 있도록 줄곧 이끌어 주시는 신현득 선생님께는 특별히 노년의 ‘건강 복’을 기원합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동시를 써 나갈 동시할머니 송영숙 동시인, 저에게도 파이팅을 외치며 새봄을 맞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