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과 귤이 맛있어지는 겨울을 좋아한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생명체는 겨울나무라고 믿고 있다. 단무지 냄새를 맡으면 일기를 쓰고 싶어지고 새 가구 냄새를 맡으면 편지를 쓰고 싶어진다. 요즘 좋아하는 부사는 ‘마냥’. 날개뼈를 느껴볼 수 있어서 등 운동 하는 시간을 좋아한다.
2008년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쓴 책으로 소설집 『너무 아름다운 꿈』 『목련정전目連正傳』 『눈으로 만든 사람』, 장편소설 『아홉 번째 파도』 『마주』, 중편소설 『어제는 봄』 등이 있다.
나는 흔들리는 그림자에 마음을 빼앗겨본 적이 있다.
밤새 등을 밝혀본 적이 있고
아무것도 반사하지 않는 창인 채로도 바깥을 꿈꿔본 적이 있다.
빛과 동시에 존재하는 눈사람을 알고 있고
보이지 않아도 사라진 게 아닌 것들을 알고 있다.
소설을 조금은 덜 사랑하고 싶다고, 소설과 삶을 분리한 채 살고 싶다고 한쪽에선 늘 생각했지만, 내가 자기혐오에서 조금이라도 발을 뗄 수 있었다면 그건 모두 소설을 쓰던 시간 덕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