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육체, 집단의 육체, 감각적 육체라는 육체들을 따라가며, 나는 많은 지식들을 교차시켜 추를 미적이라기보다는 육체적이고 문화적인 것으로 생각해보고자 한다. 그렇게 보이는 부분도 많겠지만 이 책의 목적은 엄격한 미학적 견지에서 추함을 철학화하거나, 정의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역사를 가로질러 추가 비대칭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따라가며 문화와 추의 긴밀한 관계에 대해 추적해 보려고 했다. 육체들을 항해하며, ‘추’에 대한 나의 사색은 누가, 그리고 무엇이 ‘무섭고 두려웠는지’에 대한 문화적 반응들을 통해 ‘추’의 의미가 구체화되고 변화되는 순간들에 집중하고 있다. 이 낱말이 유럽에서 비롯된 어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감안해보면, 추함은 서구의 내러티브를 따르는 경향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나는 이 책에서 서서히 이러한 경향성과 방향성을 바꾸어 보려 한다. 인류학적 통과의례에 참여하는 것처럼, 이러한 ‘추’의 구분에 대한 나의 입장은 처음에는 불편하게도 다른 역사적 이항대립(예를 들어 서양/동양과 같은)과 같은 형태를 띠겠지만, 하나의 문화적 조건에서 벗어나 이항을 모두 종합하는 이행적 상태에 들어서고, 또 이를 넘어, 대안적 맥락에서 검토해야 하는 제3의 잠재적 상태가 되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추 개념의 계보는 이렇게 변화하는 관점과 지각을 통해 드러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