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내는 데에는 다음과 같은 두 의도가 있다. 그 하나는 타오르는 삼국지 열기에 더욱 왕성한 불을 지펴주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그 열기에다 한 바가지 냉수를 뿌려주자는 것이다. 불을 지펴준다는 건 이해가 가겠지만 냉수를 뿌린다는 데는 의문을 가질 것이다. 그 연유는 이러하다. 중에는 거짓되고 허황한 내용이 너무 많다. 만약 나관중이 쓴 내용을 진실로 믿고 그 당시의 역사와 인물과 사건을 판단한다면 오류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역사는 역사이고, 소설은 소설일 뿐 결코 같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