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8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다. '호미곶에 가다'로 포항 소재 문학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따뜻한 학교>(전 2권), <세종대왕 납시오>(전 2권), <소백의 품에 살고 지고>, <공학3동>, <아오자이에 핀 무궁화>(2015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도서), <반구대 고래길>, <외가체험> 등이 있다.
십여년 전 처음으로 출판사에서 세종대왕에 관한 글을 써야 한다고 했을 때, 감히 내가라는 말밖에 할 수가 없었다. 경복궁이며 통인동, 영릉에 다녀오고, 세종 대왕에 관한 많은 책을 뒤적거렸다. 그런 즈음에 드라마 세종 대왕을 보았다. 드라마는 잘 만들었지만 그 동안 읽은 책에서 만난 대왕의 모습과는 동떨어져 있었다. 드디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결론은 ‘세종실록을 읽자’였다. 실록은 고달플 만큼 분량이 많았다. 국사 책에서 읽은 한 두 줄의 4군 6진 개척은 무려 25년 이상의 피땀어린 노력의 결과였다. 수많은 장군과 병사가 죽었고, 헤아맇 수 없는 많은 백성이 따뜻한 남쪽지방에서 강제로 옮겨가 사느라 고달팠다. 그리고 그런 희생과 고통과 원망을 알면서도 하지 않을 수 없었던 대왕이 있었다. 백성들이 굶지 않도록, 백성이 억울하지 않도록, 그리고 백성이 글을 읽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일념을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가슴 깊이 새겼던 대왕의 고뇌가 또 다르게 거기에 있었다. 그제야 쓰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전 달을 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종실록을 읽으며 무더위를 잊던 그 시간들이 떠오른다. 대왕에게 누를 끼치지 말아야 될 터인데,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