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골진 농사꾼이다. 때로는 급진적인 근본주의자로, 때로는 철학자로, 때로는 극단적인 환경론자로 비치지만, 자신에게는 무섭도록 철저한 생활인이다. 1938년 경남 창녕군 영산에서 태어났다. 서라벌예술대학과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한 후 1965년 이농의 물결을 뒤로한 채 농촌공동체 건설의 꿈을 품고 귀향하여 지금까지 농사를 짓고 있다.
사라져가는 전통농법을 살려 농약과 화학비료의 사용을 억제하고 유기농을 실시,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사는 길을 모색하였으며, 새마을운동과 투기바람이 황폐화시킨 농촌을 재건하기 위해 ‘소농두레’의 방법론을 제창하였다. 1990년 도농직거래를 통한 지역자립자치두레를 부활시키기 위해 ‘한살림운동’에 참여, 한살림운동 대구공동체를 만들고, 2백여 명의 모금으로 창녕 남지에 ‘공생농두레농장’을 열어 평생의 꿈을 일구고 있다.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제2대 공동의장을 지냈으며, 저서로는 <이 땅덩이와 밥상>(창작과비평사, 1993), <땅사랑 당신사랑>(명경, 1996), <돌아갈 때가 되면 돌아가는 것이 진보다>(실천문학사, 1999), <쌀과 민주주의>(녹색평론사, 2004), <유목주의는 침략주의다>(실천문학사, 2006), <소농 버리고 가는 진보는 십 리도 못 가 발병 난다>(실천문학사, 2006)가 있다.
자경소농(自耕小農)의 두레농사만큼 자립적·자치적·민주적이면서도 많은 일자리를 보장해주는 삶의 방식은 없다. 지금 농사가 돈은 안 되고 힘만 드는 것은 보이지 않는 손인 시장에 의해 교환가치가 조작되고 부가가치를 빼앗겼기 때문이지 그것 자체가 사용가치가 다른 것만 못해서가 결코 아니지 않은가?
그런 농사를 시장의 손에 맡겨두고 가는 진보나 개혁, 그리고 민주주의는 전부 가짜 진보, 가짜 민주주의다. 소농민과 그들의 농사를 외면하고 가는 진보는 아마 십리 도 못가 발병 날 것이다. 발병뿐이겠나? 속병까지 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