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날 무거웠던 날씨가
야옹! 순식간에 명랑해졌다.
고양이들이 교대로 창턱에 올라가 햇볕을 쬔다.
몸 구석구석 축축하게 배어 있던 빗소리를
맑은 혀로 닦아낸다.
그러고는 가끔 고개를 돌려
내 손등에 묻은 먹구름도 대신 핥아 준다.
아득하게 멀어졌던 온기가 다시 돌아오는 시간,
한없이 부드럽고 평화로운 시간,
물어, 운문이, 산문이, 꽁트
고양이들 이름을 가만가만 불러 본다.
그 착한 눈동자를 마음에 그려 넣는다.
야옹! 우리 함께 힘을 내 보자고
하루가 또 이렇게 지나고 있다.
2021년 흑석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