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하면 떠오르는 글 그림 작가. 말린 꽃잎 위에 펜으로 그림을 그려서
‘꽃그림 작가’라는 별명이 붙었다.
얼마 전 아기를 출산, 아기를 키우는 더 큰 창작을 하면서 이전과 다른 책을 내게 되었으니, 이번 책에서는 꽃잎 그림 대신 색연필 스케치로 아이와의 창의적 일상을 담았다.
내게 꽃은 전부 사람으로 보인다. 이상도 하지. 왜 꽃이 사람으로 보일까. 꽃을 책갈피에 말린 건 아주 어려서부터의 일인데, 아빠가 만든 근사한 꽃밭 덕인데, 책갈피에서 마른 꽃이 사람으로 보인 건 다 커서의 일이다.
... 똑같은 꽃에서 나온 여러 장의 꽃잎이라도 어떤 꽃잎은 슬프고 어떤 곷잎은 유머러스하다. 그 꽃잎이 말하는대로 펜으로 얼굴, 손, 발을 완성하니, 말하자면 나와 꽃이 협작을 하는 것이다.
처음 아이디어를 주는 것은 언제나 꽃이다. 나는 할머니야, 뭘 좀 기다리고 있어. 나는 줄넘기하는 아이예요. 또 금을 밟았어요. 하나, 나는 가수예요. 언제나 내 노래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죠. 나는 엄마예요, 딸래미가 말을 안 들어서 또 실랑이 중이예요.... 나는 잘 들여다보며 꽃잎들이 이야기하는대로 따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