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대金正大와 박영자朴英子의 둘째 아들로 197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김영진金榮眞은 본명이고, 2005년부터 ‘꿈친구’라는 뜻의 몽우夢友라는 아호를 주로 사용한다.
두 살 때부터 아버지에게 서예와 그림을 사사했는데, 그때부터 색감에 탐미적으로 빠졌다. 어릴 적부터 병약한 몸으로 죽음을 준비해야 했기에 초등학교 5학년 때 중퇴했지만, 청소년기에 형의 미술 스승이었던 유태인 아브라함 차를 만나 조각과 미술은 물론 종교, 문학, 예술, 법, 언어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집중적인 교육을 받는다.
십대 후반부터는 인사동 길에서 초상화를 그리거나, 거북이 조각을 팔거나, 전각을 새기는 방법으로 용돈을 벌었다. 그러다 인사동에서 관광중이던 세계적인 화상이자 미술컬렉터인 독일인 토머스 마틴을 두 번째 스승이자 매니저로 만나 화풍에 한 단계 발전을 겪고, 한국화의 바탕 위에 서양화의 중후한 감각을 익히게 된다.
1999년, 그림이 LA 한인교포의 소개로 뉴욕에 전시되어 이틀 만에 500여 점이 모두 판매된다. 몽우는 수익금 1억 5천만 원을 모두 앤티크사업에 투자하여 날려버리고 건강마저 악화된다. 그러다 초상화를 그릴 기력마저 떨어질 무렵 한 중소기업의 대표가 사진을 내밀며 똑같이 그려달라는 주문을 하자 느닷없이 자신의 왼손을 망치로 내려찍는다. 이후 그의 삶은 고난과 고통으로 점철된다. 설상가상으로 지병이 악화되어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에 시달린다. 하지만 익숙지 않은 오른손으로 그림을 그려나가면서 과거의 현란했던 왼손 그림이 가지지 못하는 깊이를 배우고 익힌다. 오른손으로 그림을 그리면서 보이는 부분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사물의 궁극적 의미까지 그림에 담게 된다.
몽우는 7살 무렵, 아버지가 사 오신 이중섭 도록《대향이중섭화집》(이중섭 기념사업회, 1970년 초판)에서 그의 그림을 보고 바로 그의 그림을 훔치고 싶어진다. 그때부터 이중섭의 그림을 열정적으로 흉내 내게 된다. 건강이 악화될수록 이중섭에 대한 애착은 심해지고 백혈병 중세와 혼수상태, 간질 등의 질환과 염증으로 인한 정신 이상이 생기고 삶의 마지막을 직감한다.
2005년 2월, 우연히 운명적으로 시인 백석의 시를 만나면서부터 몽우의 예술세계 전체에 변혁이 일어난다. 건강도 기적적으로 좋아졌으며 백석에게 얻은 시적인 감정을 그림에 옮기면서, 몽우 그림은 점차 구상과 추상이 결합된 새로운 경지로 발전된다.
김영진(몽우 조셉킴)은 죽음의 공포와 병마와 빚더미 위로 무너진 삶에서 희망을 갖고 다시 우뚝 일어선 화가이다. 그의 삶을 보면서 예술이 가진 무한한 힘을 느끼게 된다. 몽우는 인생의 어둠을 예술로 대처하여 희망을 노래하고 만들어 나가는, 인간적으로는 순수하지만 예술적으로 담대하고, 소년처럼 맑은 심성을 가졌지만 천재적 광기로 번뜩이는 감성의 예술인이다. 저서로 『백석 평전』『바보 화가』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