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학교 국어국문과 교수. 저서로 《시간의 동공》, 《또 하나의 지구가 필요할 때》, 《현대시의 사유 구조》, 《감촉》, 《시인으로 산다는 것》(공저), 《흐느끼던 밤을 기억하네》(공저), 《윤곤강 문학 연구》(공저), 《한국 현대시의 공간연구》(공저), 《한국문학사와 동인지문학》(공저) 등이 있다.
단절을 일종의 진화로 받아들이는 견해는 생성이 대항으로만 형성된다는 단순한 논리의 모방에 지나지 않으며, 역사화의 범주와 과정 속에서 주체가 무엇으로 돌아가기 위한 선언에 불과하다.
관계는 태도와 경향보다 훨씬 경험적이다.
육체가 정신에게 부과한 것은 육체의 상상과 이를테면 빌려온 물건들, 날아가 버린 빛, 중심 속의 무한과 틈 사이에 솟은 과즙, 기억이 쓰고 있는 비통들, 죽은 자들조차 더 이상 자신이 아닌 것으로 익어가는 숨에 관한 상기이다.
돌이 게워내는 청혼하는 밤에 조난당하는 덜미들.
마침내 자신을 보도록, 사라져가는 기둥과 소홀한 틈을 타 공간 사이를 넘어서려는 빈손과 경고하는 기적 사이를 지나 바깥이 새겨져 있는 갓난아이의 손…… 차라리 입이 없었으면…… 3시는 너무 크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