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병 편지를 띄우며
어느 때부터였을까? 보랏빛 작은 이야기를 마음 한 켠에 쌓았습니다. 호롱불 꺼내어 골방의 선반에 걸고 안개 뒤로 숨어버린 지난추억을 모았습니다. 떨리는 가슴의 고백들이 부끄러워 저 멀리 떠나보낼 유리병에 담았습니다. 달려 나가는 바닷물 따라 내 마음도 나서고 싶었습니다. 밀려오던 파도의 하얀 포말 위에 황금빛 석양은 백발이 된 소년의 얼굴을 붉게 물들입니다. 어두워져가는 바닷길, 지나가던 돛단배는 손 흔들며 익숙한 노래를 부르고, 가슴의 비번(?番)을 풀어 담은 나의 분신은 항해의 길에 오릅니다. 언젠가 먼 길을 흘러 어느 바닷가 수정처럼 빛나는 모래톱에 이르러, 굴 껍질 다닥다닥 붙여지고, 소금에 절여지고, 하얀 파도에 다듬어져 거기에 머물 것입니다. 문주란 하얀 향기가 불어오는 해변을 거닐 던 나그네가 퇴색된 마개를 열고 기대 속에 살짝이라도 미소 지을만한 편지가 되길 기도합니다.
아장아장 더듬거리며 어색하게 떼었던 어설픈 걸음마가 어느새 나그네 길의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걷다 뛰다가 넘어지고 일어섰던 그 순간마다 안아주시던 아름다운 하나님의 ‘사랑의 뜨락’에서 그동안 기독교호남신문에 연재하던 창조주를 향한 사랑의 고백을 모아 포토에세이집을 발행합니다.
보물 같은 동역자인 무안읍교회 교인들과 사랑하는 가족들, 특별히 귀한 작품을 기증해 책을 돋보이게 해주신 사진작가이신 김미애 대표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응원하고 격려해주신 동역자님들과 최대현 선생님, 《시와사람》 강경호 대표님께 고개 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남산기슭 행복한 글방에서 이 동 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