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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인문/사회과학

이름:김기림

최근작
2021년 5월 <재난과 여성>

김기림

조선대학교 기초교육대학 자유전공학부 교수.
한문학과 조선시대 여성의 일상생활사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
번역서로 『19세기?20세기초여성생활사자료집3』, 논문으로 「공사견문록의 여성 유형과 여성생활사 측면에서 본 의의」, 「대책문 쓰기 전략과 글쓰기 수업에의 활용 방안 모색」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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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규범> - 2018년 12월  더보기

조선시대 남성 문인들이 기록한 여성들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조선시대 여성들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규범 내지 규율들이 부과되었는지 궁금했다. 내가 알고 있던 여성 규범서란 우암의 <계녀서>나 계녀가 계열의 가사 작품 정도였다. 그 때 여성생활사연구소에서 전국의 공공 도서관 및 대학 도서관을 대상으로 조선시대부터 근대초기까지 나왔던 여성 규범서를 조사했다. 그 결과 여성 규범서는 동일한 내용을 담고 있기도 했지만 각 규범서마다 다른 성향을 띠고 있는 것들도 많았다. 이것들은 조선시대 및 근대초기 여성들의 일상을 추론하여 재구하거나, 사회적으로 보편화된 여성에 대한 인식 성향을 가늠하는 데에 중요한 자료들이었다. 규범은 상편, 중편, 하편으로 구성되었는데 그 중 하편이 친숙했고 흥미로웠다. 하편에 실린 내용은 조선시대 남성 문인들의 각 문집에서 발췌한 것들이었고 그 동안 강독 모임에서 익히 보던 것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여성 규범서에 등장하는 여성들 중에는 소학이나 열녀전 등 중국의 인물들이 많았는데, 규범은 조선의 여성들을 모범 사례로 보여주었다. 이왕 번역할 바에야 좀더 친숙한 내용, 조선시대 여성들의 실제 삶을 볼 수 있는 자료를 대상으로 삼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규범을 선뜻 번역 대상으로 정한 이유이다. 여성에게 부과된 규범을 알고자 하여 시작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또 다른 생각이 슬며시 들어왔다. 규범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인간의 이야기’로 확장하여 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규범에는 사화(士禍)라는 정치적 환난 속에서 가문과 자식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역경을 극복한 딸과 며느리 그리고 할머니, 남편과 한 약속을 지키려고 하룻밤에 10번이나 밥을 새로 지었던 아내, 병든 부모를 위해 간절함을 담아 기도하는 딸, 분수에 넘치는 물건을 과감히 사양한 여성, 돌아가신 아버지를 위해 묘역을 마련하고 아버지의 유문(遺文)을 모은 딸, 게으르고 자세가 바르지 않은 자식을 따끔하게 가르치는 어머니, 자식을 엄하게 가르치는 스승을 존경하도록 타이르는 어머니나 읍소하는 누나 등이 등장한다. 다양한 인간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여성의 역할 곧 딸, 며느리, 아내, 어머니의 역할을 보여준다. 삶에서 이런 역할들은 여성만 하는 일이 아니다. 가문과 자식을 위해 고난을 이겨내기, 자식으로서 효도하기, 가족과 한 약속 지키기, 자식 가르치기 등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하는 일이다. 규범에 등장하는 행위 주체는 여자이지만 그것을 ‘인간’으로 확장하여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연구의 편리함을 위해 시작한 일이나 번역하는 과정에서 규범이 ‘여성’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인간’으로서 ‘인간답게 살아가는 길’을 보여주는 텍스트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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