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희 사모는 어려운 살림에도 더 가난한 이들을 위한 봉사를 쉬지 않으셨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중학생 때부터 봉사활동을 다녔고, 20대에는 중증 장애 아동들의 처녀 엄마로 살았다. 대전에서 교회학교 부장, 교회 전도사, ‘함께하는공부방’ 등으로 섬겼으며, 현재 이 땅의 모든 아이에게 가정이 있기를 꿈꾸며 한국기독입양선교회를 만들어 섬기고 있다.
교계, 학계, 방송계 등 하나님의 사랑을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는 윤정희 사모는 《사랑은 여전히 사랑이어서》(두란노), 《하나님 땡큐》, 《하나님 알러뷰》(이하 규장)를 집필했다.
어제는 가족 모두가 함께 사진 찍었습니다. 나랑 김 목사랑 여섯 아이들이 모이니까 사진이 꽉 찹니다. 정말 밥 안 먹고 애들 사진만 보고 있어도 배가 든든해서 나 혼자 이렇게 말합니다. ‘윤정희! 너 정말 엄마 다 됐구나! 너, 엄마 맞다. 엄마 맞아! 장하다!’ 나 혼자 상 주고 스스로 머리 쓰다듬어 주며 격려합니다. 애들은 만날 나한테 ‘폭력 엄마’라고 놀리는데 나 혼자 ‘천사 엄마’라고 착각하면서 삽니다.
하선이가 학교에서 ‘입양아’라고 놀림을 당한 날,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했답니다. “그래서 너희는 너네한테 목숨 거는 엄마 있어?” 그 이야기를 듣고 “잘했다.”고 말해 주는데 부끄럽게도 가슴이 터질 듯 기뻐서 눈물이 났습니다. 나와 김 목사가 신장을 기증해서 그렇게 말했나 봅니다. 신장 기증은 하선이가 기적적으로 살아났을 때 결심한 것이었습니다.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내가 했으니 김 목사도 하게 되었습니다. 사랑도 나눔도 생명력이 있어서 자꾸 전염되는 것 같습니다. 이젠 하은이도 컸다고 용돈 아껴 모은 전 재산을 덥석 이웃에게 내어놓곤 합니다.
그런데 사실, 예쁜 아들이나 딸이 또 하나 있으면 좋겠다 싶을 때가 있습니다. 아기집에서 웅크린 채 맘 아프게 지내는 아이가 있으면, 우리 집에서 같이 웃고 떠들고 놀면서 살면 좋겠습니다. 여섯 아이들이 하나같이 다 소중하고 귀한 내 새끼들이듯, 누군가 또 내게 “엄마!” 하고 부르고 싶은 아이가 있으면 난 또 그 아이한테 ‘엄마’ 해 주고 싶습니다. 또 사랑하고 보듬고 껴안고 씻기고 먹이고 재우고 싶어집니다. 아무리 그렇게 해도 팔도 안 아프고 피곤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참 바보 같지요? 사람들은 내게 속도 없다, 바보 같다 말합니다. 하지만 내게도 엄마가 있어 그렇게 내 삶이 든든했듯이 모든 아이들에게 엄마의 자리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아마도 그래서 하나님은 ‘입양’이라는 판타스틱한 아이디어로 세상의 모자라고 약한 부분을 채워 주시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내가 아는 것은 단 하나, 사랑은 또 다른 사랑을 낳는다는 것뿐입니다. 내 성질이 못나도, 내 건강이 어떠해도, 형편이 나빠지고 내 손에 쥐고 있는 것 하나 없어도……. 우리 가운데 사랑이 있어서, 하나님의 사랑과 서로를 향한 사랑이 있어서 나는 행복합니다. 내일이 어떠하더라도 사랑은 여전히 사랑이어서 우리는 더없이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