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자음과모음』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겨울의 눈빛』, 『우리의 사람들』, 『믿음의 개는 시간을 저버리지 않으며』, 장편소설 『인터내셔널의 밤』, 『고요함 동물』, 『미래 산책 연습』 등이 있다. 〈문지문학상〉, 〈김승옥문학상〉, 〈김현문학패〉, 〈동리목월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이 소설을 발표하고 나서 고양이와 함께 사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았다.
그렇지는 않고 차미는 친구의 고양이이다.
차미는 함께 사는 친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인간을 경계하고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그렇지만 얼굴을 아는 고양이들이 근처에 오면 빨리 밥을 챙겨주라고 애옹 애옹 한다.
나는 차미에게 잘 보이기 위해 이 소설을 썼는데 그런 것이 생각처럼 상대에게 통하기는 힘든 일 같다.
차미는 흰 양말을 신은 턱시도 고양이이다. 오리털 이불과 침대를 좋아한다.
그 외에 내가 아는 고양이들을 소개해보겠다. 물론 그 고양이들은 나를 알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다.
메이는 새로운 것을 겁내지 않는 용기 있는 회색 고양이이다. 미오는 이 소설 어디엔가 짧게 등장한다. 그렇다고 미오가 회색 캐시미어 니트로 된 것은 아니며, 그의 직업은 과학자이다.
두모는 우아한 표정의 흰 고양이이다. 눈이 무척 크고 독특한 울음소리를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글로 설명하기는 참 어렵다.
꼼이는 손바닥에 들어올 정도로 작을 때 나의 또다른 친구에게 맡겨졌는데 지금은 분홍색 입이 매력적인 큰 고양이로 자랐다.
짱이는 다정한 눈빛을 가진 고등어인데 우리가 머릿속으로 떠올릴 수 있는 바로 그 고등어 고양이이다.
오이는 왜 오이인가. 그의 눈이 초록색이기 때문인데 나는 오이의 눈을 떠올리다 검색창에 ‘brilliant green eyes’라고 검색해보았다.
그 외에도 또 생각나는 얼굴들과 이름들이 있다.
나는 가끔 무언가를 바라고 소망하는 마음으로 그것들을 떠올린다.
2020년 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