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와의 첫인사
원고를 마치던 날 눈이 내렸습니다. 창밖으로 거리를 바라보는데 눈송이가 꽃송이처럼 보였습니다. 눈을 맞으며 걸어가는 사람들은 인형처럼 보였습니다. 색색의 자동차들은 조각 케이크처럼도 보였고, 사탕처럼도 보였습니다.
동화를 쓰기 시작하면서 달라진 저의 눈입니다.
다른 때 같았으면 차가 막히겠구나, 추워지겠구나, 길이 미끄러워 넘어지겠구나, 하는 생각들을 했을 겁니다. 그런데 동화를 읽는 아이들의 마음을 생각하면서 아이들처럼 생각하자 조금씩 세상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기쁘고 가슴이 설렜습니다.
‘아! 우리의 아이들은 이렇게 예쁘고 재미있는 세상을 살고 있구나!’
‘아이들의 세상에는 신나고 즐거운 일들뿐이구나!’
아이들이 왜 그렇게 뛰어다니는지, 까르르 웃는 웃음소리가 왜 그리 맑고 깨끗했는지 그제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전까지는 달리는 아이들은 마냥 위험해 보이고 웃는 아이들은 마냥 철이 없어 그런다고 생각했습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요.
처음 만난 글 동화는 그렇게 저의 눈과 마음을 바꾸어 놓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