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간 구분이 모호해지고 AI가 사람을 대신하는 신소설 시대에도 박해로 작가는 여전히 자신 이 개척한 장르를 연구 발전시켜 이제는 나름의 경지에 들어섰다는 평가를 받는 K 호러 소설의 거장이다. 장르 소설 내에서 다양한 실험을 추구하는 그는 오늘도 똑같은 배경 ‘섭주’에서 일어나는 무서운 사건을 빌어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박해로 작가의 전매특허 토속 오컬트 스릴러는 《살: 피할 수 없는 상갓집의 저주》 《신을 받으라》 《올빼미 눈의 여자》 《섭주》 《단죄의 신들》이 있고, 한국 러브크래프트 코스믹 호러 작품에는 《전율의 환각》 《화승총을 가진 사나이》 《외눈고개 비화》 《新 전래특급》 등의 귀경잡록 시리즈가 있다.
눈으로 볼 수 있는 신이 세상을 활보하고 다닌다면 사회는 혼돈에 빠질 것이다. 그래서 신은 사람들이 모르게 존재해야 하며 신을 알아본 사람이 있다면 입을 막아야만 한다. 여기서 또 의문이 생긴다. 신은 사람을 복되게 하려고 존재하지, 심판하러 존재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이 모든 생각을 담아보려고 애쓴 작품이 『단죄의 신들』이다.
당분간 『단죄의 신들』을 능가하는 소설은 쓰지 못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