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현대시세계》로 등단. 시집 『로큰롤 헤븐』 『히말라야시다는 저의 괴로움과 마주한다』 『코끼리 주파수』 『네 눈물은 신의 발등 위에 떨어질 거야』 『다 셀 수 없는 열 마리 양』, 산문집 『이름이 없는 너를 부를 수 없는 나는』 『아름다움에 병든 자』 『하루 맑음』 『초능력 소년』 『엣세이 최승희』 『국경마을 투루툭』이 있다. 제4회 시와사상문학상 수상.
가끔 먼 곳에 다녀올 때면 꼭 작은 돌을 주워 온다. 책상머리에 쌓아 놓을 수 있을 만큼 세 개쯤은 들고 온다. 그런 돌을 모아 놓고 보니 돌담이 하나 생겼다. 상수리나무 뒤쪽이 너무 어둡지 않게 돌담을 쌓아 놓고, 애써 뒤꿈치를 들지 않아도 내 방 창문이 건너다보이도록 그리 높지는 않게 돌담을 쌓아 놓고, 그리워지라고 햇빛 맑은 돌담을 쌓아 놓고는, 햇빛만 건너오는 돌담 밖으로 나가서 한 바퀴 에둘러 보기도 하는 그런 돌담이 하나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