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적재산권을 다루는 전문직업인입니다. 어떤 분은“변리사가 명상책을 쓰다니?”하면서 의아해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그것은 그분이 그만큼 고정관념 속에 살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요즘은 의사가 재즈를 연주하고, 회사 사장님이 악단을 만들고, 변호사가 그림을 그리며 사는 시대입니다. 또 경영학 교수님이 기공(氣功)에 대한 책을 쓰고, 수학과 교수님이 불경(佛經)에 대한 해설서를 내기도 합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이미 고도로 전문화된 사회이지만 또한 동시에 그만큼 사람들이 획일화된 그 전문화의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자기 본성의 삶을 보다 더 자유롭고 충실하게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건전한 사회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저의 명상론(暝想論)에 대해서도 여러분들이 그런 관점에서 보아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명상을 지극히 사랑하고 명상에서 삶의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입니다. 사람이 자기가 행복하면 남과 그것을 나누고 싶고, 그를 통해 세상을 행복하게 만들려고 하는 것은 인지상정입니다. 이 책의 집필도 그런 마음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사색하는 것을 좋아했고, 성장하면서 남달리 영혼문제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것은 제가 어려서 일찍 아버님이 돌아가시는 일을 겪은 탓도 있겠지만 어려서부터 천국과 지옥의 꿈 여행이라든가, 다른 세계 존재들과의 만남이라든가, 영계에 이끌림을 받아 간다든가, 유체이탈이라든가 하는 경험들이 쌓여서 그런 성향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평생을 진리탐구라는 구도(求道)의 길을 걸으며 진리를 찾으며 살아왔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는 기독교를, 청년이 되어서는 불교를 믿고 열심히 수행했습니다. 그러다가 대학 재학중 절실한 마음을 내어 학업까지 중단하고 조계종 종정을 지내신 스님 문하로 출가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인 문제에 대한 깊은 성찰도 없이 화두참선에만 빠져 있는 현재의 불교 수행방식에 의문을 품고 세상으로 돌아온 후, 더 나이가 들어서는 인연이 닿는 대로 기공이나 마음수행, 명상 등 여러 가지 다양한 수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그런 삼십여 년 수행인생에서 얻어진 제 나름대로의 체험과 결론을 한번 객관적인 입장에서 집약하고 정리해보는 의미가 있습니다.
저는 지금 그 어떤 단체나 사상이나 종교도 다 수용하지만 그렇다고 그 어느 하나에 올인(all-in)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그런 겉모습의 차이들 이전에 있는 본질적이고도 공통적인 실재를 보고 만났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제 그런 저의 실재 속에서 극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저는 과거의 방황하던 나로부터 벗어났고 변화하였으며 거듭났습니다. 그리고 인간이란 존재의 틀로부터 벗어나는 자유를 얻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되돌아보니, 저의 지난 인생역정이 마치 하나의 높은 산을 종주하는 험난한 등산코스를 마치고 내려온 듯합니다.
이제 저는 진리탐구에 대한 저의 경험과 독창적인 생각을 여러분들과 진솔하게 객관적인 입장에서 나누려고 합니다. 솔직하게 쓰다 보면 본의 아니게 어떤 수행법이나 단체에 대해 강한 비판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제 생각을 전달하는 방편상 그런 것뿐이며, 기본적으로 저는 세상의 모든 종교인이나 수행인들을 다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이 문제가 많은 세상에서 신(神)을 믿거나 자기 안의 진리를 탐구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수행을 한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그는 참으로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존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대부분 저 자신의 얘기이며 제가 체험한 수행들에 토대를 두고 있으므로 아주 독창적이며, 기존의 종교철학이나 사고방식에 새로운 제3의 숙고할 만한 관점을 부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힘든 삶 속에서 열심히 진리를 찾으려 하지만 너무나 많은 깨달음에 대한 이론 속에 방황하며 사는 여러분에게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이것은 새로운 정신세계의 열림에 조금이라도 기여하는 계기가 될지도 모릅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이 책을 쓴 이유입니다.
모든 종교나 수행법들은 사실 역사적으로 볼 때 이론이나 수행방법 측면에서 발전해 왔으며, 지금 역시 시대적으로 그런 중요한 때가 아닌가 합니다. 모쪼록 저의 색다른 명상이야기에 대하여 여러분께서 열린 가슴으로 들어주시고, 공감이 가시는 분들은 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 책의 첫머리를 라는 우화(禹話)로 시작했습니다. 우화는 일반적인 글이 가지는 한계를 넘어서 많은 상징성을 가지는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 우화 속의 벚꽃 한 송이와도 같습니다. 저는 당신이 이 책을 통해 당신 안에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 움직이고 계시는 영원한 우주의 대 생명력을 스스로 자각하실 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