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매디슨 캠퍼스에서 영문학 석사 학위를, 서강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대학교에서 교양 영어를 가르쳤고, 옮긴 책으로는 『겁 없는 허수아비의 모험』 『폭풍의 비밀』 『꼬마 작가 폼비의 악당 이야기』 『캐리의 전쟁』 『불의 악마를 찾아간 라일라』 등이 있습니다.
스타걸이 처음 마이카 고등학교에 나타났을 때 아무도 그애를 진짜 학생으로 믿지 않았을 정도로 그애는 다른 아이들과 달랐다. 청바지 대신 긴 치마를 즐겨 입는 아이. 역사 시간에 난쟁이 요정에 관한 질문을 하는 아이. 해바라기 무늬 천 가방 속에 애완용 쥐를 넣고 다니는 아이. 빗속에서 춤을 추는 아이. 그리고 점심시간마다 우쿨렐레를 치며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 주는 아이.
자의식 없는 스타걸의 순수한 행동들에 자극받은 마이카의 학생들은 마치 개구리가 잠에서 깨어나듯 각자의 개성을 찾아감과 동시에 진정한 공동체 의식을 갖게 된다. 하지만 ‘기적’은 오래가지 못하고 스타걸은 치어리더에 뽑힐 정도로 인기 있던 학생에서 모두가 미워하는 대상이 되고 마는데, 학교 대항 농구 경기에서 마이카 농구 팀의 득점을 기뻐하는 만큼 상대 팀의 득점에도 환호를 보내는 스타걸의 응원 태도가 그 원인이었다.
자아가 없는 듯 자신의 모든 관심을 남에게 쏟는 스타걸은 타인의 성공에 기뻐하고 모두를 응원함에 주저함이 없지만, 늘 승자이기만을 바라는 다른 학생들은 그런 스타걸을 이해하지 못하고 ‘따돌리기’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하지만 스타걸은 학교를 떠나기 전 마지막 무도회에서 토끼춤으로 다시 한 번 학생들을 하나로 만드는 데 성공한다. 이 성공은 훗날 ‘내가 아닌 누군가를 위해 하루에 좋은 일 한 가지’를 하는 것이 약속인 해바라기란 이름의 학교 동아리와 상대 팀의 첫 득점에 환호를 보낼 줄 아는 학교 응원단의 존재로 이어진다.
십대들을 위한 좋은 작품을 여러 편 써온 뉴베리상 수상 작가 제리 스피넬리는 『스타걸』에서 청소년들 사이의 사랑과 우정, 미움과 갈등의 이야기를 적확하게 그러나 아름답게 그려 내고 있다.
스타걸은 자신의 이름처럼 가슴에 별을 품고 있는 아이이다. 자신을 지워 버리고 우주와 하나가 되어 별의 속삭임을 들을 수 있는 아이이고, 이제는 우리가 잃어버린 태초의 어떤 것과 연결되어 있는 그런 아이이다. 소설의 1인칭 화자이자 스타걸의 남자친구인 리오 벌록은 그러한 스타걸을 알게 되면서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뜬다. ‘아무것도 아닌 것’들로 차 있던 ‘회색빛 세상’은 이제 ‘많은 볼 것’으로 가득한 경이로운 세상이 되고, 이전까지 눈에 띄지 않던 작고 평범한 것들에 관심을 기울이며 마음으로 보는 법을 배운다. 너무나 달라 보였지만 ‘진정한 우리의 모습’ 또는 ‘잃어버린 우리의 옛 모습’에 다름없던 스타걸과의 만남은 독자들에게 사소한 것에의 관심과 타인에 대한 배려의 소중함을 생각하는 따뜻한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