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3년 아키타 현에서 태어남. 오랜 세월을 어린이책을 만들어 오다가 동화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어린이책을 쓰고 그리면서, 어린이책 창작 강의도 하며 폭넓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주요 작품으로 그림책 《치로누푸의 무지개》, 《환영의 큰사슴》, 《내 꼬리는 낙하산》, 《두 번 펼치는 그림책 시리즈》와 동화 《비밀의 채널》, 《나 ,UFO에 탔어》들이 있습니다.
태평양 전쟁이 한층 격렬해지던 1944년 말, 쿠릴 열도에 있는 우루푸섬(이 책에서는 치로누푸 : 일본 아이누 말로 ‘여우’라는 뜻)에 상륙했습니다. 섬에는 정말 많은 여우가 살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상륙했을 때, 오두막에서 산을 지키며 살던 초로의 부부는 “아무쪼록 여우를 잘 부탁해요.”라는 말을 남기고 일본 본토로 돌아갔습니다.
봄이 되어 봄맞이꽃이 필 무렵, 섬 여기저기에서 밀렵꾼들이 설치해 놓은 덫을 발견했습니다. 덫 하나에 아기 여우의 뼈가 하얗게 남아 있었습니다. 주위에는 쥐와 새의 뼈로 보이는 작은 뼈들도 수없이
널려 있었습니다. 가까운 언덕에 덩그러니 서 있는 자그마한 지장보살의 석상 하나가 무척이나 인상 깊었습니다.
그리고 젊은 내 가슴에 한없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그때 기억은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잊히지 않습니다. 그런 마음 속 앙금이 란 이야기를 쓰게 했습니다. 최근 들어 전쟁으로 고통을 겪는 사람과 자연 그리고 환경 문제가 많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황폐해진 자연을 되살리고, 멸종 위기를 맞은 동물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어린 독자들이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여우 가족의 가슴 아픈 애정뿐만 아니라 보다 깊고 큰 것을 느낄 수 있다면 글쓴이로서 더 없는 기쁨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