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신학대학교와 한신대학교 대학원(Th. M.)을 거쳐, 오랄 로버츠 대학교(Oral Roberts University, M. A., D. Min.)를 졸업했다. 미국 달라스 웨슬리 연합감리교회를 섬겼으며, 현재는 미국인 회중을 대상으로 Lenox United Methodist Church에서 사역하며, 다양한 언론 매체를 통해 성경의 배경과 문화에 대한 글들을 싣고 있다.
저서로는 《광야를 살다》, 《가나안에 거하다》(이상 두란노), 《유대적 배경에서 본 복음서》(컨콜디아사), 《유대문화를 통해 본 예수의 비유》, 《유대인과 함께 읽는 창세기》, 《성지에서 본 성서》, 《어, 그게 아니네?》, 《율법? 그건 알아서 뭐해?》, 《천국 패스포트》, 《성령님, 당신을 갈망합니다》, 《아침을 가져다주시는 하나님》, 《유대인의 목축 문화를 통해 본, 시편 23편》, 《익숙한 성경 낯설게 읽기》(이상 쿰란출판사) 등이 있다.
여러 해 전에 미국 공영방송(PBS)에서 "Genesis-A Living Conversation"이라는 프로그램을 두달여 간에 걸쳐서 방영한 일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Bill Moyer라는 유명한 프로듀서에 의해 만들어졌는데, 창세기의 사건들을 주제로 기독교와 천주교, 유대교, 그리고 이슬람교 학자들이 함께 참여하여 토론 형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당시에 이 프로그램은 미국 전역에서 센세이셔널한 반응을 일으켰으며, 창세기에 대한 관심이 절정에 달하여, 미 전역에 수만개의 스터디 그룹이 결성되기도 하였다.
필자는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창세기를 보는 관점에서 따라서 전혀 다른 메시지를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필자는 목사로서 고작 기독교적인 틀 속에서 벗어날 수 없었음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성서(구약)를 기독교적인 틀 속에 집어놓고 읽을 때, 우리는 자칫 "땅에 감추인 보화들"을 발견하지 못할 때가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나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창세기는 성경 가운데서도 가장 사랑받는 책이다. 이 책은 기독교의 경전이기 이전에 유대인들의 경전이었다. 그리고 이슬람교도들도 이 책을 경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다른 형태로 변형시키긴 했지만). 말하자면 세계의 3대 종교의 경전인 것이다.
그러나 사실상, 창세기는 기독교인이나 이슬람교도들의 책이 아니라 유대인들의 책이다. 창세기의 스토리들은 유대인들의 이야기이며, 유대인들 사이에 전해 내려오던 것들을 후대에 정리한 것이다. 유대인들은 이 창세기를 가장 사랑한다. 누구든지간에 회당에 나가는 사람은 적어도 회당의 예배를 통하여 1년에 한번은 이 창세기를 읽게 된다.
우리 민족은 춘향전을 다 사랑한다. 춘향전을 전문적으로 연구한 외국 학자가 있다고 하자. 그가 우리보다 춘향전에 대해 더 깊이 알고 느낄 수 있겠는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우리 민족이 춘향전에서 느끼는 감동은 다른 어떤 민족이 느끼는 감동과 비교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춘향전은 우리의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것을 우리보다 더 잘 이해하고 느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적당한 비유가 될는지 모르지만, 창세기도 마찬가지이다. 창세기에 관한 한 그 누구도 유대인을 따라갈 수 없을 것이다. 창세기는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그 책"이다. 이 말은, 누구보다도 유대인들은 창세기를 가장 깊이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이런 생각에 미치자 필자는 유대인들에 의해 씌어진 고대 문헌들과 유대인 작가들이 쓴 창세기에 관한 책들을 발견하는대로 다 모아서 읽기 시작했다. 이렇게 모은 책이 이제는 제법 되어서 서재의 한편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책들을 읽는 가운데 필자는 얼마나 많이 읽던 책을 덮었는지 모른다. 그것은 그 책이 흥미가 없고 지루해서가 아니었다. 필자는 한가지 책 읽을 때 버릇이 있다. 책을 읽다가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거나 좋은 구절이 나오면, 거기에서 멈추게 된다. 흥분되기 때문이다.
책을 덮고는 방안을 몇번이고 왔다갔다 서성이면서 심호흡을 한다. 그렇게 마음을 안정시키고 나서야 다시 책을 펼쳐서 읽어나간다. 이 책은 그러한 기쁨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서 쓰게 되었다. 독자들도 이 책을 읽어나가는 가운데, 그러한 가슴 벅찬 창세기 재발견의 기쁨을 맛보게 되기를 바란다.
(2002년 9월 11일 알라딘에 보내신 작가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