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문재(文才)가 없는 것 같다. 2006년 등단하고 이제야 첫 시집을 내놓으니 말이다. 그간 간간이 원고 청탁이 들어오면 한두 편 쓰는 것으로 만족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어머니께서 뇌경색으로 쓰러져 고통의 나날을 보내시는 것을 보며, 자식으로서 애달픈 마음을 금할 길 없어 이를 시로 끄적거리는 시간이 많아지게 되었는데, 이것이 이 시집을 엮게 된 계기가 되었다.
2024년 8월,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 나는 어머님 영전에 첫 시집을 상재해야겠다고 마음먹고 부랴부랴 지금까지 쓴 시들을 다듬고 보완해 49재에 맞춰 49편의 설익은 시를 모은 시집을 엮게 되었다. 그러나 정작 49재 때 어머님 영전에 올리지 못하고 보내 드리게 돼 죄송한 마음이 앞을 가린다.
어릴 때는 현실에 순응만 하시는 어머니가 미워 남다른 청개구리 심보로 어머니 속을 어지간히 썩여 드렸고, 철들어서는 다소 무뚝뚝하고 감정 표현이 서툴러 내 속마음을 다 보여드리지 못했지만, 사실은 늘 어머니 말씀에 밑줄을 그으며 살아왔다.
이제, 어머님께서 저승에서나마 이 시집을 통해 아들의 본마음을 읽으시고 행복한 미소를 지으시길 바라 마지않으며, 늦게나마 이 시집을 삼가 어머님 영전에 바친다.
순천만 갈대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