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일만의 해를 맞이하는 포항에서 태어났다. 경남대학교 산업대학원 산업미술학 석사 과정을 졸업했다. 2008년 <문학세계>로 등단했다. 2022년 KBS 한국방송공사 경제 수기 오디션에서 장원을 수상했다. 시각 디자인을 생의 도구로 썼다. 시각 디자이너가 시각을 닫고 농부가 되었다. 아니다, 나무를 키우는 목부다. 나무는 시인을 키우고 시인은 시를 짓지 않고 지구 옷을 짓는 중이다.
전부라 여겼던 세계를 닫고
새로운 세계의 문을 두드렸다
두려웠다
철새마을은 객을 살갑게 가족으로 받아주었다
쇠뜨기 쇠비름 소루쟁이 질경이 망초 달개비
한 발 물러 앉은 몸짓을 그렸다
저어새 개똥지빠귀 콩새 박새 굴뚝새
날갯짓에 엉키는 피를 읽었다
깻잎 따는 손 모종 심는 호미 전지하는 가위 꽃 눈꼽 떼는 핀셋
흙에 젖은 땀의 숨소리를 받아 적었다
화려하지 않고 드러내지 않아 눈여겨보지 않은 이름들이다
시인만 읽는 시가 아니라
시민이 읽는 시를 쓰고 싶었다
그러나 절감했다
그들의 가슴을 두고 무엇을 말하려는가
나를 창조하라는 니이체 외침이 등짝을 후려쳤다
여기 그들의 일상을 일러바친다
덜컹거리는 소리와 정교하지 못한 말은
철새 마을의 심장 소리로 귀담아 들어주시면 좋겠다
2024년 10월 철새 마을에서